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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nctum_여행/201308_발리

발리 여행기 01. Prologue (2013.8.10 - 8.16)

 

Bali, 실은 신행으로 가고싶었던 곳이었다. 브로셔에서 보고 한 눈에 반했던 발리 불가리, 알릴라 울루와뚜(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아찔한 바다풍경과 인피니티풀, 프라이빗 럭셔리 풀빌라!). 그러나 '토요일 저녁 출발, 4박5일, 직항'이라는 조건에 들어맞는 신행지는 몇 없었다. 6년 전 6개월 남짓 연애하고 6살 차이나는 남편과 결혼한 그 때, 바라만 봐도 좋았을 때 -_- 그냥 여행사 허니문패키지로 '코타키나발루' 다녀왔다. 1년 간 틈틈히 여행카페 도움받아 4인 가족 항공권, 리조트 예약하고 여행 준비하면서 든 생각. 다시 가라면 정말 잘 갈 수 있는데 푸하하하..

준비만 하다 지쳐갈 무렵, 올 것 같지 않던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아이들과 지내기엔 차라리 여름이 좋은데.. 다녀오면 금세 가을, 겨울이 오겠지 하는 때 이른 아쉬움으로 우리의 여름휴가는 시작되었다.

 

 

 

7말8초 주말, 개항 이래 최대인원이 몰릴거라던 뉴스에 지레 겁 먹고 출국 3시간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작년 여름에도 이용했던 카드사 무료발렛파킹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는 글을 읽고는 올해는 나와 아이들은 먼저 출국장에 내려주고, 남편 혼자 장기주차장에 직접 파킹하고 만나기로 했다. 만분지 일 확률이라도 차 망가지고 후회하느니 잠시 불편한게 나았다.

 

 

 

오오.. 스케이트 장도 있구나. 없는 것 없는 쾌적한 환경의 인천공항.  요즘 新중년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은행, 관공서가 아닌 인천공항으로 피서들 오신다고(만 60세 이상 지하철, 공항철도 무료). 심심찮게 계모임도 이루어진다고.

 

 

 

열심히 열심히 걸어갑니다.

 

 

 

19:05 KE629 발리행 비행기. 카운터는 열린 상태. 좌석을 미리 지정해 놓았던 터라 옆 기계에서 셀프체크인 하고 짐만 따로 부치기로 했다. 처음엔 좀 번거롭다 싶었는데 확실히 대기시간이 짧더라. 버둥대는 아이들 데리고 쓸데 없이 줄 서는 시간 줄어서 좋았다.

 

입국 수속하고, 면세품 찾고, 시내 면세점에서 받은 선불권으로 남편 선글라스 하나 사고나니 아이들이 졸기 시작 Zzzz... 6번 게이트 앞에서 면세품 정리하며 잠시 아이들 재우는 사이, 남편은 PP카드를 들고 가까운 라운지로 달려갔다. 허브라운지는 이미 만석이라 게이트에서 가까운 마티나 라운지로. 잠 귀 밝고 예민한 우리 아이들, 얼마 못자고 일어나서는 기내에서 먹으려고 챙겨왔던 간식들을 빛의 속도로 먹어치웁니다.. 심심해서 몸을 비틀기 시작하려던 차, 폭풍 흡입하고 눈썹 휘날리게 달려온 아빠에게 달려드는 아이들.

 

 

 

탑승 전까지 게이트 근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아줍니다. 근데 얘들아 미끄럼틀은 그렇게 위에서 올라타라고 있는거 맞지? 으응?

 

 

 

누나가 손가락 두 개를 펴면, 난 손가락 하나 더 펴서 세 개!

 

 

 

드디어 비행기에 오릅니다. 이륙 직전 '해방감과 기대감'이 최고치를 찍는 순간.

 

 

 

타자마자 나오는 저녁 기내식. 소고기를 골랐는데 많이 짰다. 그냥 생선요리 고를껄.

 

 

 

키즈밀은 둘 다 스파게티를 신청했는데 작은 아이는 잘 먹질 않았다. 먹는 둥 마는 둥하더니 누나 헤드폰까지 뺏어쓰고 아이패드 삼매경. 대신 큰아이는 아빠가 모니터에서 게임하게 도와주었다. 비행기 타기 전에 기내에서는 절대 조용해야하니 힘들더라도 동생 울지 않게 양보해야한다 얘기했었는데 기특하게도 약속을 잘 지켜주었다. 저도 하고싶고 속상했을텐데.. 우리 딸 다 컸구나.

 

 

 

버둥대던 아이들은 잠 들었고.. 7시간의 비행의 끝이 보인다.

 

 

 

드디어 발리에 도착. 코를 찌르는 진한 향 냄새. 입국장 앞에서 남편 이름 적힌 아이패드 들고 기다리는 W 직원과 조인해서 이동합니다.

 

* 발리 입국장은 대기시간이 길기로 악명 높다고. 그래서 줄 서지 않고도 입국 수속-짐 찾기까지 한 번에 대행해주는 패스트트랙 서비스(인당 18달러 http://www.bali-fast-track.com)를 신청해두었는데 고심 끝에 출발 3일 전에 취소했다. 대한항공 도착시간이 새벽1시라 도착편이 그닥 몰리지 않는다는 최근 후기들 때문. 남편은 딸아이와 게이트 앞에서 기다려 유모차 찾아오고, 나는 내리자마자 작은아이 들쳐 업고 열심히 뛰어서 비자 사서 입국수속 줄 섰는데, 줄도 쑥쑥 줄고 오히려 내가 남편을 기다렸을 정도였다. 입국장 나가서도 좀 기다려서야 짐이 나왔으니. 72달러 날렸으면 배아팠을 뻔;

 

 

 

공항이 포화상태라 신공항을 짓고 있다고. 그래서 차를 세워놓은 곳 까지는 한참을 걸어가야했다.

 

 

 

나는 아이들이랑 유모차 밀고 가고. 남편은 뒤에서 사진 찍고. 남들 보기엔 좀 이상했을듯ㅎㅎ

 

 

 

공항에서 스미냑의 W 리조트까지는 대략 30분.  메일로 W컨시어지에서 픽업차량을 직접 예약했었는다(도요타 vellfire, 41달러=422300루피아). 도착시간이 새벽이다보니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좀 더 안전하고 확실한걸 원했기 때문이었다. 차에는 물과 사과들이 셋팅되어 있었는데 물론 공짜. 옷에 슥슥 비벼서 베어먹는 사과 맛이 일품. 왠지 모를 안도감이 찾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