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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nctum_여행/201002_제주도

제주도의 겨울 01. (2010. 2. 13 - 2. 15)

 

우리 가족의 첫 제주도 여행. 그에게도 진서에게도 난생 처음.

그가 1년에 쉴 수 있는 날이라곤 달력의 '빨간'날과 여름휴가가 전부이기에(대부분은 하루짜리 휴일이기도 하고)
어머님아버님께는 죄송스럽지만 설연휴에 제주도에서 며칠 쉬다 오기로 했다.

여행은 늘 두근거림이고 설레임이다.



눈 뜨자마자 아침 거르고 공항에 도착해서 들른 곳은 바로 롯데리아. 메롱 -_-

2박 3일짜리 짧은 여행이라 첫 날 아침 일찍 출발해서 마지막 날 저녁 늦게 돌아오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경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진에어를 이용했는데(사실 연휴라 표 구하기 힘들기도 했고)
보딩시간 앞두고 게이트도 바뀌고, 대기 시간도 길고,
A~D열 이렇게 줄 서서 우르르 정신 없이 들어가서 자리 맡으려고 가방 던지는 분위기에
내내 멀미나 죽는 줄 알았다. 게다가 우리 가족 한참 떨어져서 앉았다. ㅠㅠ
설연휴 성수기에 아이 데리고(게다가 진서도 24개월 전이라 좌석도 둘 뿐이고) 할 짓은 아닌 것 같았다.


 

제주공항 도착해서 렌트카 픽업해서 점심 먹으러 '유리네'로.



MB도 다녀갔다는 그 곳, 점심 시간이라 꽤 붐볐다. 마침 진서가 잠들어서 우리는 방으로.




성게미역국과 한치물회. 아. 성게미역국 정말 맛났다. 반찬도 그럭저럭 맛있었다.
물회는 개인적으로는 별로. 제철도 아니거니와 날도 추운데 먹고 있자니 몸이 덜덜덜..
그러게 왜시켰어 응?



점심 먹고 두 번째 목적지에 가기 전 협재 해수욕장에 잠시 들렀다.
한겨울인데도 에메랄드 빛 바다라니. 아아..




바다 너머로 보이는 섬은 비양도. 고현정의 컴백 드라마 '봄날'의 배경이 되었던.




바닷바람이 꽤나 세서 더 있기가 힘들었다.



빨간 모자 소녀와 아줌마 -_-



오설록 O'Sullok

오설록 1층 로비 이왈종 화백의 '매화나무아래 음다도'
동화 삽화 같은 아기자기한 그림이었다. 크기는 아기자기와 거리가 멀지만.




먼저 엘리베이터 타고 전망대에 올라가서




조용한 그곳을 저렇게 휘저으며 신나게 뛰어다녔다. 다다다다다다;



저 앞으로 보이는 것이 차 밭인가. 저게 서광다원인가. 기억이 가물가물.
이래서 여행포스팅은 바로바로 해야하는 것을. 쯔쯔..




차 마시러 왔는데 뭐가 이렇게 볼 것이 많더냐. 까페는 도대체 어디있니.



다기 즐비한 곳에서 만난 노리다케



화면 속에 뭐가 보이니. 나름 재밌었는지 저러고 한참이나 있었다.



시음코너를 거쳐 드디어 까페에 도착.
여기에 온 목적을 달성해야지.
자자. 엄마 빨리빨리 주문하세요. 나는 따뜻한 녹차로 부탁해요.




부르르 진동이 울릴 때까지 뚫어져라.
엄마는 막간을 이용해 가방정리 중. 뒤적뒤적.



녹차, 녹차 라떼, 녹차스폰지케이크, 녹차쿠키 그리고 마카롱 까지. 잔뜩 시켰다.
녹차라떼 고소하니 참 맛있었다.



진서가 녹차를 생각보다 잘 마셨다. 원샷!




심심해서 엄마 가방 뒤지다가 발견한 인공눈물




"엄마 이거 요렇게 눈에 넣는거지요. 그치요."




"그르치요~ 허허허허" 
이런 딸내미를 마냥 흐뭇하게 바라보는 딸바보 아빠.




날이 저물고 있다. 이제 숙소 체크인하러 가야지.



신라호텔 패밀리트윈룸. 짐보리회원패키지를 이용해서 할인받았다.
아이와 함께라서 테라스룸(온돌)을 할까 어쩔까 백만번 쯤 고민했었는데  만족스러웠다.
사실은 엄마아빠도 예쁜 방에서 한 번 자보자 하는 보상심리도 어느 정도(사실 많이;) 작용했다. 
일찍 체크인 했다면 좀 더 전망 좋은 방으로 주지 않았을까. 그건 쬐끔 아쉬웠음.

사실 신라호텔은 바다전망이 무의미하다는 얘기가 많아서 그냥 산전망으로 예약했다.
비성수기 평일에 이용하면 가끔 무료 룸업그레이드 해준다고도 하더라만.




두 살 연상인 민규오빠와 낭만적인 분수 감상 중.
같은 곳에 묵었던 이종사촌오빠 가족과 흑돼지전문점 '하영'에서 저녁 먹고 잠시 산책했다.
아이들이 세 명이다 보니 정신 없어서 사진도 안찍었나보다.




물 만난 진서. 그렇게 좋니.
추운데 이제 그만 뛰고 자러 가자.



들어가다 로비에서 만난 살바도르 달리의 Space Venus
신라호텔은 곳곳이 작은 갤러리 같았다. 쏠쏠한 재미.

그렇게 아까운 하루가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