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제주도에서 2박3일은 정말 짧다. 적어도 3박4일은 되어야지.
아침 먹고 짐 챙기는 동안
진서는 아빠랑 호텔 내 짐보리에 가서 놀았다.
체크아웃하고 호텔 산책 시작. 햇살 참 좋다.
꼭 마지막날에는 이렇게 날씨가 좋더라.
이틀 동안 아침밥 먹으러 내려갔던 계단, 커다란 창문 안녕.
사촌오빠 부부, 민규랑 민기.
오빠네는 근처 스위트호텔에서 하루 더 묵고간다고.
저 멀리 보이는게 쉬리벤치
아래로 20분쯤 내려가면 중문해수욕장이 나온다.
한가롭게 지나는 배.
심한 비탈길 유모차운전은 엉덩이 쑥 빼고, 있는 힘껏 아빠가.
유모차에만 있기 갑갑해요 엄마. 뛸래요.
민규오빠가 좋아요.
동갑내기 민기는 제쳐두고 민규오빠만 졸졸.
사실은요. 아빠가 제일 좋아요!
다음 번엔 하얏트호텔?
산책을 오래한 바람에 늦은 점심이 되어버렸다. 피곤하고 배고팠다.
원래 가려고 했던 서귀포 대우정이 연휴라 문을 닫아 근처의 '삼보식당'으로.
오분자기뚝배기와 매운탕을 시켰다.
오분자기뚝배기가 찌개였다는걸 시키지 전까지 몰랐다는. 맛은 그냥 so so.
매운걸 못 먹는 진서를 위해서 콩나물국 한 그릇 선뜻 내어주셨다.
어쨌뜬 이번 여행은 맛여행은 아닌가보다. 계획이 너무 안일했어....
오전에 너무 여유를 부려서 가려고 했던 김영갑갤러리는 포기했다.
서둘러 움직인 곳은 섭지코지. 정말 바람에 날아가는줄 알았다.
벌써 해가 넘어가려고 한다.
올인하우스 패스.
갈대숲 너머로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등대도 패스;
김영갑갤러리도 포기하고 서둘러온 이유, 지니어스로사이
죄송합니다. 마감했어요. 흑..
하는 수 없이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섭지코지 끝자락에 위치한 그 곳.
안도다다오의 글라스하우스 2층에 있는
레스토랑 민트.
음식보다는 차만 마시는게 낫다는 평.
아아.. 가슴속까지 화악 트이는 전망이란 바로 이런 것.
바다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느낌
그저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사람도 뜸하다.
티라미슈케이크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거품 가득 카푸치노
도착하자마자부터 저렇게 전화통 붙들고. 흥.
실은 멀리 오스트리아에 있는 큰시누이로부터 온 전화.
갈 때는 칼바람 다 맞아가며 힘들게,
올 때는 셔틀 타고 입구까지 편하게 왔다.
휘닉스아일랜드 콘도동 로비에서 만난 테디베어커플.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직도 반짝반짝. 예쁘다.
저녁도 거르고 막 달려서 겨우 공항에 도착했다.
면세점 구경할 정신도 짬도 없었다. 게다가 공항은 북새통.
엄마 더워요. 옷 벗을래요.
먹을 곳도 마땅 찮고 아이를 굶길 수도 없고.
어머님이 싸주신 약밥 먹이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9시 가까운 시각.
안 그래도 죄송스러운데 아버님께서 공항까지 픽업 나와주셨다.
뒤늦게 사진을 정리하자니 잊고 있었던 많은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기록하고. 기억하고. 그게 모여서 추억이 된다.
또 하나의 추억이 생겼다.
갈 때 마다 새로운 곳, 좋은 곳, 다시 가고싶은 곳 제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