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nctum_여행 (32) 썸네일형 리스트형 제주도의 여름 01. (2010. 8. 15 - 8. 18) 휴가 때마다 하는 고민이지만 이번에는 또 어디에서 무얼 하면서 보내야하나 밤낮으로 고민했다. 임신 6개월차 임산부가 해외에 나가기도 덜컥 겁이 나고, 그래도 출산 후 한동안 발이 묶일걸 생각하니 그냥 리조트 여행은 왠지 섭섭하고, (오며가며 고속도로 길바닥에 서 있는 것도 끔찍하고) 그래서 제주도로 결정했다. 이번에는 3박4일. 지난 겨울에 갔었을 때 아쉬운 감이 있었다. 가을, 봄, 겨울의 제주도를 모두 보았지만 여름은 또 어떨까 기대되었다. 5월에 대명리조트 성수기추첨 신청해서 숙소는 일찌감치 해결해두었고, 한 달 반 전에 항공권과 렌트카 컨펌했다. 준비 완료. 김포공항 2층 용우동에 들러서 아침식사 중. 이번에도 첫 날 아침 일찍 출발해서, 마지막 날 저녁 늦게 돌아오는 일정. 새우볶음밥과 순두부찌.. 제주도의 겨울 03. (2010. 2. 13 - 2. 15) 마지막날. 제주도에서 2박3일은 정말 짧다. 적어도 3박4일은 되어야지. 아침 먹고 짐 챙기는 동안 진서는 아빠랑 호텔 내 짐보리에 가서 놀았다. 체크아웃하고 호텔 산책 시작. 햇살 참 좋다. 꼭 마지막날에는 이렇게 날씨가 좋더라. 이틀 동안 아침밥 먹으러 내려갔던 계단, 커다란 창문 안녕. 사촌오빠 부부, 민규랑 민기. 오빠네는 근처 스위트호텔에서 하루 더 묵고간다고. 저 멀리 보이는게 쉬리벤치 아래로 20분쯤 내려가면 중문해수욕장이 나온다. 한가롭게 지나는 배. 심한 비탈길 유모차운전은 엉덩이 쑥 빼고, 있는 힘껏 아빠가. 유모차에만 있기 갑갑해요 엄마. 뛸래요. 민규오빠가 좋아요. 동갑내기 민기는 제쳐두고 민규오빠만 졸졸. 사실은요. 아빠가 제일 좋아요! 다음 번엔 하얏트호텔? 산책을 오래한 바람에.. 제주도의 겨울 02. (2010. 2. 13 - 2. 15) 둘째날 아침. 눈꼽만 떼고 모자 푹 눌러 쓰고 아침밥 먹으러. 부시시.. 꾀죄죄.. 아빠가 까주는 삶은 계란도 먹고, 씨리얼도 먹고, 밥도 먹고. 오물오물. 신라호텔 조식뷔페가 어땠냐하면 만족스러웠다. 여러 종류의 빵이 즉석해서 구워져 나왔고 음식 종류도 다양했다. 게다가 이곳은 유독 아이를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있다고나 할까. 친절하기까지 브라보. 다 먹었으니 이제 아빠 모자 쓰기 놀이나 해볼까. 느즈막히 가기도 했지만 조식시간 끝날 때까지 커피 마시면서 저러고 있었다. 그래. 저 때만해도 마음껏 먹을 수 있었었지 ㅠㅠ 눈만 빼꼼. 한 껏 무장해주시고 둘째날 첫코스로 Go. 날이 흐리다. 곧 비가 쏟아질듯. 제주도가 처음인 그를 위해서 알려진 관광지 몇 군데도 들르기로. 이 계단을 따라서 내려가면 뭐.. 제주도의 겨울 01. (2010. 2. 13 - 2. 15) 우리 가족의 첫 제주도 여행. 그에게도 진서에게도 난생 처음. 그가 1년에 쉴 수 있는 날이라곤 달력의 '빨간'날과 여름휴가가 전부이기에(대부분은 하루짜리 휴일이기도 하고) 어머님아버님께는 죄송스럽지만 설연휴에 제주도에서 며칠 쉬다 오기로 했다. 여행은 늘 두근거림이고 설레임이다. 눈 뜨자마자 아침 거르고 공항에 도착해서 들른 곳은 바로 롯데리아. 메롱 -_- 2박 3일짜리 짧은 여행이라 첫 날 아침 일찍 출발해서 마지막 날 저녁 늦게 돌아오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경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진에어를 이용했는데(사실 연휴라 표 구하기 힘들기도 했고) 보딩시간 앞두고 게이트도 바뀌고, 대기 시간도 길고, A~D열 이렇게 줄 서서 우르르 정신 없이 들어가서 자리 맡으려고 가방 던지는 분위기에 내내 멀미나 죽는.. 강릉 여행 02. (2009.11.14 - 11.15) 전날밤 기상청 일기예보에서 구름이 낀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일출 보러 가려고 알람까지 맞춰두었다. 07:15 AM 알람이 울리자마자 베개 끌어안고 정신 못차리는 그를 질질 끌고는 추리링(?)을 내복 삼아 겹겹이 껴입고 펜션 앞 영진해수욕장까지 한걸음에 달려갔다(걸어서 말고 차 타고;). 내 기억으로는 분명히 3년 전에는 방파제 끝까지 달려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었을까 방파제로 올라가는 길이 완전히 막혀 있었다. 시야에 수평선 말고는 걸리는 것이 없어야했는데 거기 말고는 그게 쉽지가 않았다. 해 떠버리면 안 되는데 한참을 우왕좌왕 발 동동거리다 겨우 자리잡은 곳이 인근 영진쉘부르모텔 앞. 그러고는 한 10분쯤 기다렸을까. 수평선 위로 보이는건 잔뜩 낀 구름 뿐. 그냥 .. 강릉 여행 01. (2009.11.14 - 11.15) 오대산소금강 여행 직후 아이가 사흘을 꼬박 앓는 바람에 마음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엄마였다. 아이가 많이 놀랐나보다. 심장이 덜컹 했다. 이제 어디든 데리고 다녀야지. 결심하기가 무섭게 그가 한 마디 한다. 데리고 가느니 차라리 안 가는게 낫다고. 쿠당. 여행 내내 아이가 눈에 밟히니 마음에 걸리니 어쩌니 하더니 순 말 뿐이라며 이기적인 아빠라고 비난 또 비난하며 길길이 날뛰었는데, 막상 아이가 열이 내리고 잘 먹고 잘 노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이미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랑 마음이 달라진 엄마였다.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야. 이번만 둘이 다녀오는거야; 11월 둘 째주 토요일 오후, 시댁에 아이를 맡겨두고 지난 여행과 같은 코스를 밟아 강릉으로 향했다. 작은 시누네 딸내미 태영이가 진서랑 함께 있어 조금은.. 오대산 여행 02. (2009.10.31 - 11.1) 아침이 밝았다. 밤새 방안이 찜질방 마냥 너무 더워서 창문 열어 놓고 잤다. 자고 나면 비가 그쳐 있기를 내심 바랬는데 역시나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었다. 8시 반쯤 펜션에서 주는 아침 챙겨 먹고는 우산 쓰고 주변 산책을 나섰다. 빨간색 벽돌 위로 주황색 코지하우스 간판 펜션 한 쪽 끝에는 마이대니의 캐러반처럼 Cabin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프로포즈룸의 연장 공간이라는데 벽난로도 있고, 피아노도 있고, 책도 있고 창 밖으로 산과 강도 보이고, 나름 운치 있었지만 문제는 관리가 안 되 보였다는 것. 온전히 프로포즈 커플들만을 위한 공간인건가. 지난 밤 프로포즈의 흔적인지 빈 와인 병, 잔, 먹다 남은 까나페가 그대로 테이블 위에 남아 있었고, 차를 끓여먹을 물과 커피포트도 보이지 않았다. 마이대니에.. 오대산 여행 01. (2009.10.31 - 11.1) 진서가 태어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출산 전의 체중으로 돌아가는 데 실패했다는 것. 머리카락이 백일 이후로 수백 개 빠지기 시작하더니 앞머리가 거의 대머리 수준까지 갔다가 돌 지나면서 사자 머리로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 비오는 날이면 요통 및 다리저림 증상이 심해졌다는 것. 집안 데코레이션 물건들이 하나 둘 씩 치워지는 반면, 아이 물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것. 우주의 중심이 '나'에서 '아이'에게로 옮겨갔다는 것. 일주일에 목-금은 친정에서, 주말은 시댁에서 보내게 되었다는 것. 무엇보다도 신혼 생활이 아이 출산을 기점으로 막을 내렸다(부부싸움의 시작!)는 것. 물론 아이가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크나 큰 기쁨이지만, 가끔은 육아에 지쳐 힘들고 짜증나고 우울한 날들이 있게 마련이었다...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