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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nctum_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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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여행기 05. Komaneka at Bisma, Ubud 체크인 (2013.8.11) 우붓 시내의 좁다란 몽키포레스트로드를 따라 10분쯤 올라갔을까. 굽이굽이 번화한 길을 지나 호텔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외진 곳에 차가 멈추었다. 입구에 나즈막한 불빛이 "KOMANEKA at BISMA" 간판을 비추고 있었다. 발리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곳. 그리고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던 곳. 코마네카 앳 비스마에 드디어 도착했다. 어두컴컴한 로비, 화려한 샹들리에 한 쪽에서는 발리 전통악기인 팅클릭을 연주하고 있었다. 또르르르.. 맑은 소리가 울려퍼진다. 카운터에 가서 이름을 대니 앞쪽에 마련된 소파에 편히 앉아 기다리라고 한다. 역시 소문대로 친절하고 살가운 미소. 은은한 조명, 편안한 분위기. 허리를 삐끗한 남편은 그 와중에도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었다. 기다리는 동안 차가운 타월과 웰..
발리 여행기 04. Seminyak 에서 Ubud 으로: 푼디푼디, 코코슈퍼 (2013.8.11) 8월의 발리는 트래픽잼이 유난히 심하다고 해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던 참이었다. 다행히 스미냑에서 북쪽 방향인 우붓으로 올라가는 길은 차막힘 없이 뻥 뚫려주었다. 또 하나 다행스러운건 새로온 '꼬망 빠스띠까'라는 이름의 가이드가 인상도 서글서글하니 친절했고, 한국어도 능숙했다는 것. 차창 너머로 발리의 낯선 풍경들이 펼쳐졌고, 아이들은 잠이 들었다. 아프던 배도 서서히 가라앉고 분명 기분도 훨씬 좋아지고 있었다. 한 시간 반 가량을 달려 우붓에 도착하니 오후 다섯시 무렵. 가이드 기다린다고 점심도 걸렀던 터.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다. 테이블 너머로 이국적인 느낌의 분수가 보이는 곳. 푼디푼디(Pundi Pundi) 넓직하고 탁 트인 내부. 이른 시간이라 한가한 편이었다. 우리 말고 손님이 두 테이블 ..
발리 여행기 03. W Retreat & Spa Bali, Seminyak: 수영장, 비치 (2013.8.11) 아침 먹고나니 거의 12시. 체크아웃 시간까지 두 시간 정도 남았는데.. 수영하고 싶다고 눈 뜨자마자부터 메들리를 불러대는 딸아이 때문에 1시간만 놀고 후다닥 짐 챙겨 나가기로 했다. 예상했던 바이지만 리조트를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해 아쉬워하고 있는데 남편이 "아침 산책 때 둘러봤는데 보이는게 다야." 이런다. W 호텔 전경. 레알 룸위드어뷰 오션프론트룸들. 체크인 할 수 있는 곳이 두 군데였는데 여긴 로비 건너편 쪽. 아무래도 풀빌라이용객이나 플랫이상 멤버들을 위한 곳이 아닐까. 로비 한 켠에 있던 붉은톤의 새그림 W라운지 바 새 그림에 이은, 새 조각상들. 발리와 새? 음료 시켜서 수영장과 비치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곳. W는 넓고 편안한 소파가 곳곳에 있었다. 저기 누워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
발리 여행기 02. W Retreat & Spa Bali, Seminyak: Wonderful garden view, 조식 (2013.8.11) 대략 서울의 10배쯤 된다는 발리, 리조트는 수 천 여개가 넘고 놀거리, 볼거리, 먹을거리도 그만큼 다양한 편. 대표적인 지역이 꾸따, 스미냑, 우붓, 누사두아 이렇게 네 군데로 나뉘는데, 한 번에 다 보려는 것이 욕심이겠지만 첫 발리이니만큼 '훑어보기여행'으로 결정했다. 말이야 여러 번 간다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게다가 말만 들어서는 어디가 좋을지, 나에게 어디가 특별할 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결정한 이번 여행의 이동경로. 공항 → 스미냑(Seminyak) → 우붓(Ubud) → 누사두아(Nusadua) → 짐바란(Jimbaran) → 공항 ① ② ③ ④ (지도출처:http://www.travelbali.co.kr/infomation/01_area06.asp) 발리의 첫 숙소는 발리의 청담동이라는..
발리 여행기 01. Prologue (2013.8.10 - 8.16) Bali, 실은 신행으로 가고싶었던 곳이었다. 브로셔에서 보고 한 눈에 반했던 발리 불가리, 알릴라 울루와뚜(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아찔한 바다풍경과 인피니티풀, 프라이빗 럭셔리 풀빌라!). 그러나 '토요일 저녁 출발, 4박5일, 직항'이라는 조건에 들어맞는 신행지는 몇 없었다. 6년 전 6개월 남짓 연애하고 6살 차이나는 남편과 결혼한 그 때, 바라만 봐도 좋았을 때 -_- 그냥 여행사 허니문패키지로 '코타키나발루' 다녀왔다. 1년 간 틈틈히 여행카페 도움받아 4인 가족 항공권, 리조트 예약하고 여행 준비하면서 든 생각. 다시 가라면 정말 잘 갈 수 있는데 푸하하하.. 준비만 하다 지쳐갈 무렵, 올 것 같지 않던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아이들과 지내기엔 차라리 여름이 좋은데.. 다녀오면 금세 가을, 겨울..
제주도의 여름 04. (2010. 8. 15 - 8. 18) 마지막 날 아침 테라스에서의 함덕해수욕장 풍경.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머릿 속에 마음 한 켠에 바다내음과 함께 꼭꼭 재워둔다. 아침 먹고 체크아웃. 근데 갑자기 네비게이션이 고장났다. 더위 탓인지 완전히 맛이 갔다. 렌트카업체에 전화하니 다른 걸로 교체해 준다고. 그래서 로비에서 30분 더 기다렸다. 진서는 그 동안 캐리어끌기놀이에 열중. 아침의 비자림 숲길을 좋아했던 그를 위해서 일부러 고른 절물휴양림. 하필 제주도까지 와서 하필 별 것도 아닌 것 때문에 서로 마음이 상해서는 안에서 각자 따로 다녔다. 그래서 이런 사진 몇 장이 전부. 여행가서는 싸우지 맙시다 -_- 어쨌든 반기문 산책로를 따라 유모차 밀고 한 바퀴 돌았는데 풍경만큼은 정말 좋았다. 높다란 삼나무 울창한 삼울길, 아늑하고 예뻤던 새..
제주도의 여름 03. (2010. 8. 15 - 8. 18) 오늘은 동쪽 해안을 돌아보는 날. 날씨는 여지없이 쨍하다. 38도씨를 넘나드는 폭염. 악. 1132번 해안도로를 따라 신나게 달려본다. 첫 목적지는 저어기 보이는 저곳 바로 성산일출봉 줄줄이 이어진 행렬.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끝도 없다. 차라리 새벽에 올걸. 아니 차라리 오지말걸 후회되는 순간이다. 이래서 심하게 관광지스러운 곳은 싫었던건데. 그래도 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유네스코에서도 인정한 성산일출봉의 그 풍광을. 그 압도감을. 너무너무너무너무 더웠다. 너도나도 팔토시; 진서는 덥고 힘들어서 찡찡대기 시작했고, 그런 진서를 그가 내내 안고 올라갔다. 그 산비탈을. 아아. 그래도 오길 잘했다. 엄마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엄마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그래도 25개월인 제가 감당하기엔 역시 버겁네요 잉..
제주도의 여름 02. (2010. 8. 15 - 8. 18) 성산일출봉에 일출보러 갈까 야무진 꿈을 잠시 한 10초간 꾸었지만 이내 접었다. 새벽 7시에 눈이 떠졌다. 늦잠쟁이 진서도. 전날 체크인 할 때 조식쿠폰을 주길래 깜짝 놀랐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리조트 근처에 아침부터 하는 식당이 있으려나 했는데 고민 해결. 뷔페식이었는데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진서는 전복죽이랑 소세지만 신나게 먹었다;) 아침부터 또 수영하러 가자고 시위하는 중. 수영복 윗도리를 바지처럼 입고 침대에서 방방; 아빠아빠 우리 어디가요? "나는 이런 길이 좋아. 오오.." 리조트 출발해서 해안도로를 달리면서도 별 반응 없던 그가 1112번 도로로 접어드니 이제야 제주에 온 것 같다면서 연신 감탄을 쏟아낸다. 아침 10시 비자림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아는 사람들만 오는 곳이..